'화제의 학교' 부천 KICS(한국국제크리스천학교) 가보니 학위 소지 원어민 교사, 1대1 밀착 지도… 개교 10년 만에 '전인교육' 대표 학교로
면적 10㎡(약 3평)의 방 한 칸에서 시작된 국제학교가 10여 년 만에 재학생 900명, 건물 9개 동을 거느린 대형 학교로 탈바꿈했다. 경기 부천에 있는 한국국제크리스천학교(Korea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 이하 'KICS') 얘기다. KICS는 거침없는 성장세를 발판 삼아 서울 중심부로의 역진출을 추진 중이다. 내일(3월 1일)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여는 강남국제학교(KIS)에 검증된 콘텐츠와 커리큘럼 등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할 예정이기 때문. 실제로 KICS가 거둔 성과는 놀랍다. 일명 '교육 특구'에서 한참 비켜나 있으면서도 지난해 스탠퍼드대·뉴욕대·UC버클리 등 미국 명문대에 다수 학생을 진학시킨 것만 봐도 그렇다. 맛있는공부가 그 비결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1일 학교 현장을 찾았다.
(왼쪽부터)윤세은·임수현양, 임하림·김휘연·홍명철군. / 부천=이경민 기자
◇우수 교수진… 소수정예 영어 몰입교육
KICS 본관 건물은 경기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 고즈넉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 학교가 세워진 2004년만 해도 이 일대엔 빈집이 넘쳐났다. 유용국(52) KICS 교장에 따르면 지금은 "학교 인기에 힘입어 땅값이 많이 오른" 상태다.
본관에선 중·고교 과정 교육이 이뤄진다. 한 반 학생은 15명을 넘지 않는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12학년(한국 학제 기준 고 3) 임하림군은 7학년 때 KICS에 들어왔다. 임군은 "수업이 아예 영어로 이뤄지니 영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12학년 정규 수업은 오후 3시 30분이면 끝난다. 12학년 임수현양은 "일반계 고교에 다니는 친구는 밤늦게까지 꽉 짜인 수업 시간표에 맞춰 살면서 '대학 가면 원 없이 놀아야지'라고 생각하더라"며 "KICS에서 공부하다 보면 그런 친구들보다 훨씬 일찍 '내 시간 관리하는 법'에 눈뜨게 된다"고 말했다. 역시 12학년에 재학 중인 김휘연군도 자율성을 강조하는 KICS 방식의 덕을 톡톡히 봤다. 9학년으로 입학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력을 인정 받고 10학년으로 월반했다.
채용에 별다른 자격 요건이 없는 여느 어학원 교사와 달리 KICS의 원어민 교사는 교육학위 소지자로 엄격히 제한된다. 미국크리스천학교연합(AACS)·국제학교연합(AI)·미국사립학교연합(NCPSA) 등 학교가 보유한 인가를 유지하려면 교사의 질이 반드시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11학년 윤세은양은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어서인지 우리 학교 선생님은 책임감이 남다르다"며 "가장 맘에 드는 건 학생이 교사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찾아가 상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9개 건물서 '전방위적 전인교육' 이뤄져
KICS 초등부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유아 교육에 관심이 많은 윤세은양은 조만간 KICS 교육센터 내 유치부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다. 이 건물엔 지역 주민이 앞다퉈 찾을 정도로 인기인 브라이튼 키즈랜드가 위치하고 있다. 유아 정서 발달에 효과적인 놀이 시설과 학부모가 쉴 수 있는 북카페 등을 갖춘 이곳은 수업이 끝난 오후엔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KICS 측은 역시 같은 건물에서 성악·피아노 등 8개 학과를 갖춘 한국국제예술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KICS 교육센터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엔 KICS 신관이 있다. 이곳에선 초등부 수업이 진행된다. KICS 재학생은 초·중등부 할 것 없이 전원 교복을 입는다. 기독교 학교답게 규율은 엄격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지난 2011년부터 이곳에 재학 중인 3학년 윤다영양은 수업이 끝난 오후 3시 30분부터 스쿨버스 탑승 시각(오후 4시 20분) 사이에 약 50분간 주어지는 '액티비티' 시간을 제일 좋아한다. 윤양은 "어제도 액티비티 시간에 친구들과 윷놀이를 했다"며 "이곳 친구들은 욕을 안 해 정말 좋다"고 말했다.
KICS는 △본관 A·B동 △신관 △KICS 교육센터 △KICS 스포츠문화센터 △기숙사 A·B·C동 등 부천에 있는 8개 건물 외에 충북 괴산 소재 청천수련원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열린 캠프에 참가했다가 교육 내용에 매료돼 KICS 입학을 결정한 12학년 홍명철군은 어느새 올 7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입학할 땐 알파벳만 겨우 알던 수준"이었다는 홍군은 이미 뉴욕주립대 항공우주학과 입학 허가증을 받아들고 다른 대학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토플 시험이 가장 쉽다"는 홍군의 목표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이다. "저 같은 영어 열등생이 미국 대학에서 우주를 공부하게 되다니 정말 놀랍죠. 꼭 노벨상을 타서 절 이렇게 성장시켜준 학교 이름을 빛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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